플로렌스 퓨의 첫 주연 데뷔작, 레이디 맥베스(2017)
플로렌스 퓨의 필모그레피를 훑다가 만나게 된 작품이다.
제목에 나와있듯 팔려가듯 시집을 가게 된 레이디 맥베스의 욕망에 대한 영화다.
전체적인 영화의 색체는 매우 어두운 편인데, 주인공인 맥베스 부인의 욕망이 커지고 실행될수록 강렬한 생감이 드러나는 연출이 인상깊다.
한 집안에서 일어나는 영화답게 사건을 지탱하는 인물의 수가 적은 편이다.
주인공인 캐서린 맥베스, 가문의 하녀 안나, 욕망 분출의 시작이 되는 일꾼 세바스찬, 주인공의 시아버지, 남편이 전부다.
캐서린은 팔려오듯 시집와 집안에 갇혀 욕망을 제한당하며 영화가 시작되는데, 크게 세번의 터닝 포인트와 함께 스토리가 진행된다.
첫번째 터닝포인트는 캐서린이 여러 일꾼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안나를 구해주며 일꾼 세바스찬을 발견하고 본인의 욕망을 풀기 시작하는 시점/ 두번째 터닝포인트는 캐서린과 세바스찬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걸 알아버린 시아버지가 세바스찬을 가두자 캐서린이 시아버지를 독살하고, 남편이 돌아오고 불륜을 추궁하자 대놓고 불륜을 보여주다가 남편이 달려들자 세바스찬과 함께 남편을 때려 죽이는 시점/ 세번째 터닝 포인트는 양자 태디를 죽이는 시점이다.
이 영화의 소재는 결국 레이디 맥베스의 욕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욕망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이 길게 남았다.
영화는 전개가 진행됨에 따라 캐서린의 욕구를 점차 투명하게 보여준다.
그 욕망은 초반에는 일꾼 세바스찬에 대한 사랑인 것처럼 묘사되는데, 욕망을 실천하기 시작하는 때가 세바스티안과 불륜을 시작할 때와 일치하고 무려 시아버지도 세바스찬을 구하기 위해 죽이는 것 같은 묘사(세바스찬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다가 분노한 시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자 태연하게 의자로 문을 막고 안나가 구하러 가지 못하도록 명령한다)가 나오며 세바스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인공의 불륜을 모두가 안다.....심지어 안나가 시아버지의 죽음 이후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음에도....
그러나 영화가 중후반에 다다를수록 주인공의 욕망이 정말 사랑이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일꾼을 사랑한다면 남편이 추궁할때 일부러 남편 앞에서 섹스를 하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다. 남편을 죽일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이상 결국 세바스찬은 남편의 일꾼이기 때문에 그에게 불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바스찬은 살기 위해 캐서린과 함께 주인(캐서린의 남편)을 때려 죽여야 했다. 또한 사람을 죽임으로 괴로워하는 세바스찬을 앞에 두고도 캐서린은 우리를 위해 '우리'가 했다며 본인의 욕구를 풀기 바쁘다. 물론 양자 테디가 들어오자 집을 나가겠다는 세바스찬을 위해 함께 테디를 죽이긴 한다. 그러나 정말 세바스찬을 위한 일이었을까?
후반부에 보면 아니었음이 명확해진다. 태디를 죽이고 괴로워하는 세바스찬과 다르게 캐서린은 침착하기만 하다. 또한 괴로워하는 세바스찬이 캐서린과 함께 테디를 죽였다고 하자, 결국 캐서린은 하녀 안나가 말을 못하는 것을 이용해 세바스찬과 안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다.
결과적으로 레이디 맥베스는 집에 혼자 남으며 (무려 다섯명의 피로 물든) 본인의 권력과 자유를 갖게 된다.
결국 캐서린이 바란건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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