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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줍기

Martha Marcy May Marlene(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 영화를 보고

영화 포스터

엘리자베스 올슨과 사라 폴슨이라는 호화로운 캐스팅으로 보기 시작한 영화.

배우들의 연기와 2011년 영화임에도 현대에 봐도 괜찮은 연출로 집중력 있게 봤다.

정말 엘리자베스 올슨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역할의 전문가 수준이다. 이사람 왜 이렇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캐릭터만 연기하나 했는데 너무 잘해서 그런거였어.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평화로운 화면 속 혼란스러운 주인공의 멘탈,,,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 제목부터 혼란스러운 이 영화는 집단 사이비 종교 시설에서 2년간 살았던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인공인 마사는 유일한 혈연인 언니가 대학으로 떠난 후, 농장에서 생활을 하는 종교 집단으로 가 2년동안 살게 된다.

이 종교 집단은 패트릭이라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자급자족의 사회를 목표로 단체 생활을 하는 집단이다. 

이들만의 규율을 갖고 있다. 모든 남자들이 식사를 끝마치고 나서야 여자들은 식사를 할 수 있고, 모든 여자들은 '정화'라는 이름으로 약을 먹고 패트릭에게 강간을 당하는 의식을 치룬다. 집단의 사람들이 패트릭은 남자만 낳는다고 믿는 걸 봐서 여자 아이는 낙태시키는 규율도 있는 듯 하다. 또 패트릭은 당당하게 여자들을 수시로 강간한다..

또한 패트릭의 명령으로 집단에 속한 청년들은 숲에서 살인을 훈련받기도 하고 종종 부모님에게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집단에 모인 청년들은 사회에서 이미 내몰린, 주위에 아무도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지도자 패트릭을 숭배하며 무조건적으로 명령을 따른다. 패트릭은 두려움이라는 채찍과 노래라는 당근을 바탕으로 집단을 이끈다.

영화 내용 중 패트릭이 이 집단을 어떻게 이렇게 맹목적으로 이끌었는지를 보여주는 대사가 있다. 

죽음은 말이야 죽음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야
죽음이 아름다운건 모두 죽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두려움은 제일 경이로운 감정이야 완전한 자각을 창조해내거든
그 순간만큼은 확실히 깨달아
진정한 존재를 느끼게 되지
오롯이 존재하면 해탈에 이르게 돼
순수한 사랑이지
죽은은 순수한 사랑과 같아

라는 대사로 마사가 이 종교 집단에서 탈출하는 계기가 된 살인 사건 이후 불안정한 마사에게 패트릭이 하는 대사이다. 

이 대사는 패트릭이 두려움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청년들은 왜 패트릭에게 매혹되어 농장에서 생활하고 명령을 따르는지를 보여준다. 누가 봐도 이상한 규율을 사회에서 내몰려 농장에 오게된 청년들은 농장에서조차 또다시 내쫒길 수 없다는 두려움을 바탕으로 따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농장에서 패트릭은 자율 행동이라고 하며 농장으로 온 청년들에게 마치 본인은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은 척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명령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위에서 말한 살인 조차 패트릭은 손 하나 대지 않는다. 

 

영화는 마사가 이 종교 집단을 탈출하고 나서 언니에게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하고, 언니의 휴가 별장에서 지내면서 트라우마로 이상 행동을 할 때 마사의 집단 생활 과거를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현재 보고 있는 장면이 현재인지, 과거인지 구별하기 위해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마사가 언니의 별장에서 보이는 이상 행동(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 호수에서 수영하기, 언니 부부의 섹스 중 언니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눕기, 언니의 파티에서 바텐더를 농장 사람으로 의심하여 잔 깨기, 언니의 남편을 패트릭으로 착각하고 계단에서 차기)으로 신혼인 언니의 결혼 생활도 위태로워지고, 영화의 마지막에서 결국 언니부부는 마사를 정신 치료 시설에 보내기로 하고 끝이 난다. 

바텐더를 농장 사람으로 오해하고 사고를 치는 장면, 창문에 마사를 비춰 혼란스러운 마사를 표현하는 연출이 아름답다.

 

마지막 마사를 차에 태워 정신 시설로 가는 중 실제로 농장 사람인 듯한 사람이 뒤에서 차로 쫒아오는 듯한 연출로 열린 결말로 끝난다. 

 

영화의 주 줄거리가 주인공 마사의 정신적 트라우마와 경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화가 진행될 수록 혼란스러웠던 제목의 의미도 알게 된다. '마사/마시 메이/마를린' 각각 주인공 마사의 이름이다. 마시 메이는 종교 시설에서 패트릭이 준 이름, 종교 마를린 시설에서 외부 전화를 받을때 모든 여자들이 쓰는 위장 이름이다. 제목에 3가지 이름이 모두 적혀 있는 것은 그만큼 주인공 마사가 영화가 진행되는 시점 내에서 섞인 자아를 가지고 있는 상태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정신적 상처를 입은 주인공

 

우리나라에서도 사이비 종교는 문제가 된 적이 많다. 영생교회..신천지..

무엇을 믿고 무엇을 따라 살아가야 하는지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로 옳고 그름을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를 비롯한 정신적인 상처와 사회에 문제를 안긴다면 그들이 바로 사이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런 종교 문제와 사람들의 극복하지 못한 심리 문제를 다룬 영화는 많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올슨과 사라 폴슨의 자매 연기와 현재 다른 영화의 3시간에 달하는 상영 시간에 비해 합리적인 1시간 반이라는 영화시간, 비교적 신선한 연출은 이 영화의 장점이다. :>

 

엘리자베스 올슨, 도끼로 사람들을 죽이는 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캐릭터를 새로 연기한다고 하던데..기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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